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극락조(極樂鳥) 보신적이 있습니까?
그러나 이 새는 상상의 새가 아니라, 실제로 동남 아시아의 정글에 사는
현세의 새다. 이 새는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. 세계의 새들을 다 모아
놓아도 이만큼 예쁜 새를 찾아 보기 힘들다.
극락조가 짙은 정글 사이를 사뿐 사뿐 날아 다니는 모습을 보면 마치 하늘에서
날개 옷을 입은 선녀가 하늘하늘 하강하는 것 같이 보인다.
그러나 천상의 새라는 이름은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 붙여진 것이 아니다.
가인박명(佳人薄命)이라던가? 모진 인간들의 욕심때문에 불구가 되는 불행을
겪으면서 억지로 받은 서럽고 모진 이름이다.
마젤란 함대의 유일하게 생존한 마지막 배가 돌아와 이 극락조의 깃털을 국왕에게
바치자 유럽에서는 그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움이 화제가 되었었다.
뉴기니아 원주민들은 이 새의 깃털 가죽을 팔 때는 날개와 다리를 제거 한
후 팔았다고 한다.
그러니까 다리는 없어도 된다는 말이었다.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그 때는
그런 때였던지 이런 전설을 유럽인들은 그대로 받아들였다. 그 뒤 이 지역을
방문한 탐험대가 드문 드문 돌아오면서 털가죽을 몇 장씩 가져온 이 새는
'천상의 새' 다시 말하면 'Birds of Paradise' 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주어졌다.
원주민들이 신의 새로 부른다는 극락조의 현지명을 유럽형으로 바꾼 이름이다.
원주민들이 극락조의 다리가 왜 잘렸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추측은 어렵지 않다.
극락조에서 가장 상품가치가 높은 깃털은 긴 꼬리털이다.
원주민들은 아마도 극락조를 새끼 때 생포해서 잡아 직접 길렀을 것으로 보인다.
그 깃털은 땅에 끌리면 훼손되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. 그래서 나무에
매달아 놓은 바구니 안에 넣고 깃털은 밖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길렀던 것 같다.
원주민들은 날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날개를 잘랐을 것이고 땅에 내려와
긴 꼬리털을 끌고 돌아다니면 상하기 때문에 다리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.
다리를 어렸을 때 잘라 버렸기 때문에 상처도 흔적을 찾기 어렵게 아물었고
그 흔적도 깃털에 가려져 얼핏 보면 정말 다리가 없는 신비한 새로 여겼을 것이다.
이것이 맞는다고 보면 극락조의 환상적인 이름은 인간이 동물에 가한 잔인함의
결과라고 할 것이다.
환상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다한 이름의 뒤에서 인간들의 잔인한 탐욕때문에
원하지 않은 병신이 되어서 목이 메어 울었을 극락조의 슬픔이 묻어있는 것이다.